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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최민수·나훈아 위기탈출 > > 연예인에 있어 사적 스캔들은 세금과도 같다. 그 정도로 화려한 공적 생활을 누리는 인물에게 대중의 사적 관심은 당연한 일이다. 하다못해 로마제국 시대에도 개선장군 하나하나의 스캔들을 온 시민이 꿰고 있었다니 말 다했다. 억울할 것도 없고,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이었다면 이렇게 화제가 되었겠느냐’는 하소연도 소용없다. 다만 스캔들을 놓고 이를 어떻게 소화할 지만 남을 뿐이다. 결국 ‘위기관리 매니지먼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 > 최근에도 물론 이 위기관리 매니지먼트가 적용된 사례들은 많다. 그 중 사회사건으로까지 비화되면서 덩치가 커진 경우는 셋, 나훈아와 송일국, 그리고 최민수 사건이다. 이 중 나훈아와 최민수의 위기관리는 사뭇 대조적이다. 둘 다 위기를 ‘잘 넘긴’경우에 속하지만, 대처하는 방식은 정반대였다. 그렇게 해서 얻어낸 결과도 서로 다르다. 이를 모종의 케이스 스터디로 다시 돌아볼 필요도 있다. > > 가까운 최민수 사건부터 되짚어보자. 최민수는 지난 4월21일, 서울 이태원의 한 사거리에서 음식점 주인 유모(73)씨를 시비 끝에 폭행하고 차에 매단 채 도주하려 한 혐의를 받았다. 최민수는 사건 직후 피해자 유모씨와 지구대에서 합의를 했지만 차후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이 알려져 다시 용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불구속 입건됐다. > > 흥미로운 것은 이후 최민수의 대처다. 최민수는 뉴스가 터져나간 24일 저녁 바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차라리 죽는 게 더 편하다”는 극단적인 멘트까지 내뱉었다. 사건이 상식 밖으로 흉폭해 애초부터 감지되긴 했지만, 사실상 최민수의 노인 폭행 사건은 상당부분 과장된 것이었다. ‘서로 멱살을 잡았다’는 정도만 확인되었을 뿐 딱히 일방적 폭행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고, 대중을 경악시켰던 ‘노인을 매달고 질주’도 대단한 과장이었음이 경찰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 이처럼 사건의 전모가 점차 드러나기 시작할 무렵, 최민수는 유모씨를 직접 방문해 절을 하며 사죄했고, 사건은 그렇게 끝났다. > > 최민수 위기관리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점은 일단 ‘변명할수록 구차해 보인다’는 공인 특성을 잘 이해했다는 데 있다. 사건이 지나치게 과장되었음을 이미 알고 있는 데도 바로 사과부터 들어갔다. 어쩌면 사건이 과장되었음을 알았기에 그랬을 수도 있다. 진실은 경찰을 통해 원래 알려지게 돼있다. 그 동안의 처신이 중요했던 것인데, 최민수는 최상의 방식을 택했다. 사과해 버리면, 부풀어진 루머가 확정된다. 대중은 알려진 상황 그대로 받아들인다. 다음날부터 돌아오는 것은 점차 축소되어 가는 사건 본질이다. > > 사실 ‘노인 멱살을 잡았다’는 정도도 꽤 오래 이미지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사건이다. 그러나 ‘폭행’ ‘차에 매달고 질주’‘살인미수’까지 극단으로 치달은 뒤 ‘노인 멱살’로 사건 본질이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별 일 아닌 것’이 된다. 역으로 피해자 마케팅까지도 가능해진다. 실제로 최민수는 “사건이 정리되면 산 속에서 은둔할 것”이라며 피해자 이미지를 강화시켰다. 사실 최민수는 사건 이전이나 이후나 기본적으로 은둔형 캐릭터라 크게 달라질 건 없다. > > 최민수 위기관리의 또 다른 장점은 ‘사건을 가장 신속하게 마무리 짓는 게 최상의 해결책’임을 알고 있었다는 데 있다. 현 시점 미디어는 ‘큰 사건’들을 차례로 터뜨리며 대중의 관심을 계속해서 이동시킨다. 최민수 사건은 딱히 큰 사건이 없을 때 벌어져 미디어 집중도가 더 높아졌다. 이 때 최상의 대처는 어떻게든 사건을 빨리 마무리 짓고 미디어가 다음 이슈로 넘어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 > 최민수는 단 5일로 사건을 끝냈다. 어찌 보면 최민수 역할은 24일 하루에 끝났다고도 볼 수 있다. 이후는 경찰 몫이었다. 24일을 기점으로 최민수 이슈는 점차 사그러 들다가 29일을 끝으로 일절 보도조차 사라졌다. 그리고 미디어는 ‘소고기 정국’으로 이슈를 신속히 이동시켰다. > > 한편, 이와 정확히 대치되는 것이 바로 나훈아 위기관리다. 나훈아는 사건을 신속히 끝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부풀어 오를대로 오를 데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한 방’에 터뜨렸다. > > 나훈아는 지난 1월25일 약 3개월 간에 걸친 자신의 루머에 대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2007년 3월의 세종문화회관 콘서트 취소 이후 조금씩 나돌기 시작한 루머다. 야쿠자 폭행설, 중병설 등 갖가지 루머가 겹치고 겹쳐 덩치가 커졌다. 그리고 사실 이 기자회견은 ‘해명 기자회견’이 아니라 ‘질타 기자회견’에 가까웠다.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갖고 마음껏 기사를 써댄 연예언론을 비판하는 일대 장이었다. 나훈아는 벨트를 끌렀고, 사건은 그 날 끌러진 벨트와 함께 끝났다. > > 나훈아의 경우는 ‘기다렸다’고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그 사이 나훈아 루머가 전 국민적 이슈가 되어가고 있을 무렵까지도 나훈아는 입을 다물었다. 언론이 얻은 멘트는 나훈아 공연을 기획했던 공연기획사 입장 정도였다. 하다못해 나훈아의 여동생과 매니저로 추정되는 인물까지도 입을 다물었다. 나중에는 부산검경까지 동원돼 내사에 착수했는데도 나훈아는 여전히 연락되지 않았다. > > 사건 초기에 바로 해명했으면 사건도 안 될 뜬소문이었다. 뜬소문이 사회이슈로 이동된 뒤 한 방에 터뜨려 나훈아는 새로운 위상을 차지했다. 이른바 피해자 마케팅의 극상, ‘피해자 카리스마’확보다. 아예 피해자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새로운 입지 구축이다. 한국 연예계를 좌지우지하는 구(舊) 권력 면모를 과시했다. > > 작은 위기를 큰 위기로 만들어 한 방에 터뜨리는, 지금껏 한국연예계에서 볼 수 없었던 가장 대범한 위기관리 매니지먼트 사례다. 기존 위기관리 기본인 ‘신속한 처리’의 정반대로 가는, 허를 찌르는 전략이다. 이 정도 역할을 수행하려면 나훈아 정도의 경력과 입지는 돼야 가능하다. 그 정도로 자기 위치를 확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 > 나훈아 위기관리의 독보성은 또 있다. 그 정도로 사건을 질질 끌어 부풀려 놓았으면, 거기까지 사회문제로 부풀린 자기 책임도 어느 정도는 있다. 이른바 ‘공인 역할’불충실이다. 사회적 에너지가 지나치게 많이 소비됐다. 이럴 때는 ‘희생양’이 필요하다. 이 모든 책임을 전가할 대상 말이다. 나훈아는 이를 매니저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았다. 언론에 공을 넘겼다. > > 현 시점 언론에 책임을 넘겨버리면 대중은 이를 바로 납득하고 동조한다. 언론에 대한 불신과 불만, 거부감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시점이다. 물론 나훈아 사건에 있어 언론은 ‘이런 뜬소문이 일고 있지만 검증되지는 않았고 나훈아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고수했다. 나훈아는 그런 ‘뜬소문’을 입에 담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언론을 공격했다. > > 나아가 자기 해명이 없었더라도 발로 뛰며 취재해 사실을 말했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가장 효율적이며 자극적이고 성공률이 높은 전략이다. 그리고 이 역시, 사실상 언론에 의해 제대로 피해를 입은 최민수가 언론에 공을 넘기지 않은 것과 대조된다. ‘끝내려는 쪽’과 ‘터뜨리려는 쪽’은 시차, 방향성, 언론대응 등에 있어 모든 것이 정반대임을 드러내는 사례다. > > 아직 한국은 연예인 위기관리 매니지먼트 툴이 제대로 개발되진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최민수·나훈아 사건은 이에 하나의 분수령이 되어주고 있다. 위기관리는 최민수와 나훈아의 양 극단 사이에서 진행되어야 하고, 그럴 수밖에 없다. 큰 폭은 잡혔으니, 이제 자잘한 세부 툴들을 개발해야 할 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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