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7-04-02 11:43
4/2[황천길도 서러운 '무연고 변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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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길도 서러운 `무연고 변사자'>
[연합뉴스 2007-04-02 11:32]
가족ㆍ지인들 대부분 시신포기 `씁쓸'…서울만 작년 291명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이들이죠. 이 세상 떠나는 길, 아무도 배웅하지 않으니까요"
2일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작년 서울에서 지병과 노환, 자살 등으로 인해 숨졌지만 연락되는 가족이 전혀 없거나 가족이 있어도 장례비용이 없어 시신포기 각서를 쓴 사례는 291건에 이른다.
지난달 1일 오전 0시29분께 서울 중구 남대문로 5가 공터에서 선모(47)씨가 술을 마시다 쓰러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8일만에 호흡곤란 증세로 숨졌다.
경찰은 선씨의 형(60)을 찾아내 가까스로 연락했지만 유족들은 "병원비와 장례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시신 포기서를 제출했다.
작년 12월17일 최모(44.여)씨는 국립의료원에서 입원 중 숨졌는데 가족이 없어 경찰이 사연을 알아보니 중국인이었던 최씨는 한국인과 결혼해 귀화했으나 남편과 이혼한 상태였다.
경찰은 최씨의 전 남편에게 연락해 사망 소식을 알렸지만 그는 끝까지 최씨를 모른다며 시신 인수를 거부했다.
또 같은 달 30일 서울 남대문경찰서 근처 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엄모(42)씨의 경우 고아라서 그의 사망 소식을 알릴 대상이 아무도 없었다.
이처럼 `무연고 변사자'가 발생했을 때 행정당국은 세금으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장례를 치러준다.
경찰에서 유족을 찾지 못하면 관할 구청은 일간지에 `연고자가 있으면 시신을 인수하라'는 내용의 공고를 사망자의 신원과 함께 게재하고 한 달 간 시신을 병원에 보관한다.
한 달이 지나도 유족이 나타나지 않으면 서울시립 벽제화장장에서 시신을 화장한 뒤 파주 용미리 납골당 `무연고 추모의 집'에 10년간 보관하며 10년이 지나도 찾는 이가 없으면 집단 매장한다.
이 때 신문공고 비용으로 70만원, 화장 비용으로 34만7천원 정도가 소요된다.
`무연고 추모의 집'을 관리하는 이모(44)씨는 "불쌍해요. 이분들은 찾아오는 이가 일년 내내 아무도 없어요. 그래서 해마다 설, 추석 같은 명절이면 저희들이 추모 제례를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무연고 변사자 발생건수는 05년 310건, 04년 341건, 03년 340건이었다가 지난해 291건으로 최근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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